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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

더 테너 – 리리코 스핀토 (2014): 암과 성대마비를 극복한 테너 배재철의 실화

by World-Wish1-Music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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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테너 – 리리코 스핀토》**는 세계적인 테너 배재철이 갑상선암과 성대마비로 목소리를 잃고, 이를 극복하며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의 감동적인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예술가의 의지와 회복력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성악의 세계와 예술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치유를 탐구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목소리'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이다. 특히 성악가에게 있어 목소리는 그 어떤 악기보다 정밀하고, 또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더 테너 – 리리코 스핀토》**는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니라, 한 인간의 의지와 회복력, 그리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물음을 주는 감동 실화이다. 이 영화는 세계적인 테너 배재철의 인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한창 왕성하게 활동 중이던 시절, 성악가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갑상선암과 성대마비 진단을 받고 목소리를 잃게 된다. 이 이야기는 테너 배재철이 암흑 같은 절망을 딛고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음악을 전혀 모르는 이에게도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리리코 스핀토(Lirico Spinto): 목소리의 유형

 

영화 제목에 쓰인 ‘리리코 스핀토’는 생소할 수 있지만, 성악 용어이다. 이는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서정성과 힘을 동시에 지닌 테너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된다. ‘리리코’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리, ‘스핀토’는 밀어붙이는 듯한 힘이 있는 소리를 뜻한다. 남성 테너들 중에서도 이 두 특성이 합쳐진 목소리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 유형의 테너는 오페라에서 특정 역할의 주역을 맡는 데 가장 적합하다. 배재철은 바로 이러한 ‘리리코 스핀토’ 형 테너였고,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극장에서 주역을 맡는 등 탄탄한 경력을 쌓아가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운명처럼 성악가에게는 치명적인 병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의 줄거리: 음악, 삶, 병마와의 싸움

더 테너 – 리리코 스핀토는 배재철의 삶을 중심으로, 예술가가 병과 싸우며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지를 보여준다. 유지태가 배재철 역을 맡아 열연했고, 일본 배우 이사벨라 리라디, 유준상 등이 함께 출연해 한·일 합작 영화로서 문화적 다층성도 지녔다. 영화는 그의 정상 시절부터 시작된다. 해외 무대를 오가며 오페라 주연을 맡는 테너로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던 그는, 어느 날 성대에 문제가 생긴다. 병원을 찾고,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갑상선암과 성대마비' 성악가에게 이보다 더 가혹한 진단이 있을까. 수술 후 그는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가족과의 소통조차 어려운 현실, 오직 '목소리' 하나로 살아가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순간이다. 영화는 그의 좌절과 슬픔을 생생하게 그리며, 동시에 '진짜 음악가'란 무엇인가를 관객에게 묻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QXYF8sL-2xQ

 

음악의 힘, 그리고 인간의 회복력

영화의 후반부는 배재철이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그는 발음 훈련부터 호흡, 발성까지 하나하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마치 악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놀라운 점은, 단순히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무대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성악의 세계는 냉정하고, 무대는 완벽한 소리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는 수많은 연습과 실패, 눈물 끝에 결국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다. 이 장면에서 관객은 단지 한 사람의 복귀를 목격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라는 예술이 인간에게 주는 회복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병마가 그의 육체를 앗아갔을지라도, 그의 예술혼과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는 메시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vlSZoZvBRuI

 

테너라는 직업, 그리고 리리코 스핀토의 의미

성악에서 테너는 가장 주목받는 음역대 중 하나다. 특히 오페라에서는 주인공 역할이 대부분 테너에게 주어진다. 높은 음역대에서 감정을 표현하고, 드라마틱한 장면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리리코 스핀토’는 매우 희귀한 스타일이다. 감미로움과 파워풀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재철은 바로 이 특성을 지닌 테너였다. 그의 목소리는 유럽 현지에서도 주목을 받을 만큼 독보적이었다. 이런 귀한 목소리를 되찾기 위한 투쟁은, 단순한 ‘재활’의 의미를 넘어서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싸움이었다.

 

한일 합작 영화로서의 의미

 

이 영화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성악가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그를 지원하는 일본 제작자와의 관계, 양국 문화의 차이,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 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는 단순히 음악의 힘을 넘어서, 국경을 넘는 인간애와 예술의 보편성을 이야기한다. 또한 일본과 유럽 시장에서도 배재철의 음악적 위상은 인정받았었기에, 영화는 실제로 한국을 넘어 여러 나라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

 

마무리: 진정한 예술가란 누구인가

영화 《더 테너 – 리리코 스핀토》는 예술가의 삶이 결코 화려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빛나는 무대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과 고통이 있다. 특히 병이라는 예기치 못한 시련 앞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음악을 통해 되찾았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성악가의 복귀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예술의 본질, 그리고 ‘목소리’라는 가장 원초적인 악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의 기록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성악, 오페라에 관심 있는 사람
  • 실화 기반 감동 영화 좋아하는 사람
  • 음악을 통한 치유와 회복에 관심 있는 사람
  • 예술가의 삶과 철학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음악은 단지 소리를 내는 예술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 상처, 희망, 회복, 그리고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수단이다. 배재철 테너의 이야기를 담은 더 테너 – 리리코 스핀토는 그 모든 요소를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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