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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

존 듀이의 음악미학: ‘경험으로서의 음악’을 말하다

by World-Wish1-Music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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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듀이의 『예술과 경험』을 통해 음악을 삶의 살아 있는 경험으로 바라보는 철학적 관점을 탐구합니다. 음악미학, 감정 흐름, 듣는 이의 역할, 교육적 의의까지 현대적 해석과 함께 소개합니다.

 

안경을 쓰고 콧수염이 있는 존 듀이의 초상화

 

 

음악은 단순히 듣는 소리의 나열일까? 아니면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들어 감정과 사유를 이끄는 강력한 경험일까? 실용주의 철학자이자 교육개혁가로 잘 알려진 **존 듀이(John Dewey)**는 후자를 주장했다. 그는 예술을 삶의 연장선으로 바라보았고, 그중에서도 음악은 인간 내면의 흐름을 가장 섬세하게 표현하는 예술임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듀이의 대표 저서인 『예술과 경험(Art as Experience)』을 중심으로, 그의 음악미학의 핵심 개념과 현대적 의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예술로서의 ‘경험’ – 듀이의 출발점

듀이는 예술을 감상하거나 창작하는 행위를 **‘살아있는 경험(living experience)’**으로 정의하였다. 즉, 예술은 우리 삶과 동떨어진 고상한 추상이 아니라, 일상 속 감정과 사고가 밀도 있게 농축된 활동이라는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는 음악이 단지 구조적 형식이나 감각적 자극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정서적 흐름이라고 보았다. 음 하나하나가 아닌, 그 음들이 만들어내는 흐름과 긴장, 그리고 해소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듀이가 말한 ‘과정으로서의 예술’, 즉 시간에 따라 발전하며 감정을 이끄는 체험으로서의 음악이다.

 

 

🎼 형식보다 ‘의미 있는 흐름’을 중시한 음악관

전통적 음악미학은 자주 음악의 수학적 구조나 이론적 질서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듀이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정적인 구조물이 아니라, 듣는 이가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따라가는 흐름이다.

듀이는 이렇게 말한다.

“음악은 음의 물리적 결합보다, 듣는 이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서의 질서가 중요하다.”

 

즉, 음악은 들리는 소리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체험되는가에 따라 예술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클래식이든 대중가요든 음악을 들을 때 감정적으로 ‘이입’되는 이유를 보다 잘 설명해 준다. 단순히 음의 배열이 아니라, 그 배열이 만들어내는 정서의 연속성, 기대감, 몰입의 흐름이 우리의 내면과 공명하는 것이다.

 

 

👂 청자의 능동적 역할 – 음악을 ‘만드는’ 또 하나의 주체

듀이의 음악미학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듣는 이의 역할이다. 그는 청중을 단순히 음악의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해석자이자 경험의 공동창조자로 본다. 즉, 듀이에게 음악 감상은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따라가며 마음속에서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인 것이다. 듣는 이는 멜로디의 전개, 화성의 변화, 리듬의 반복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기대하며, 해소될 때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곧 ‘창작자-작품-듣는 이’의 삼각구조가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 음악교육과 예술교육의 핵심으로서 음악

존 듀이는 교육에서도 예술을 핵심적인 요소로 보았다. 그는 “교육은 경험의 계속적인 재구성”이라고 말했으며, 그 경험의 질을 높이는 데 예술은 필수적인 교육적 요소라고 보았다. 특히 음악은 감각, 감정, 사고를 동시에 자극하며, 아동과 청소년의 전인적 발달을 도모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 예시: 음악활동을 통한 교육적 경험

  • 리듬 학습은 집중력과 패턴 인식 능력을 키운다.
  • 합창 활동은 사회적 협업 능력과 감정 조절을 훈련시킨다.
  • 즉흥연주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향상한다.

듀이는 이러한 활동들이 단지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고 보았다. 이는 오늘날 음악교육이 정서지능(EQ), 공감능력, 창의성 교육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 현대 사회에서 듀이 음악미학의 의의

오늘날 듀이의 음악미학은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다.

🎧 1. 음악치료 분야

음악을 통한 감정 정화와 정서 안정은 듀이가 말한 ‘예술적 경험’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음악치료는 단지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출하게 만드는 심리적 공간을 제공한다.

📱 2. 디지털 음악 시대에서의 감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발달로 음악은 어느 때보다 ‘소비’되기 쉬워졌지만, 동시에 ‘깊이 있는 체험’으로서의 음악은 줄어들었다. 듀이는 우리에게 음악을 단순 배경음이 아닌, 적극적으로 몰입하고 공명해야 할 예술로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 3. 예술 기반 교육과정

STEAM 교육이나 예술융합 교육에서도 듀이의 사상은 여전히 살아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보다 경험 중심의 학습을 통해 학습자가 자기 주도적으로 감각을 활용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음악교육이 갖는 고유한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 맺으며: 음악은 살아 있는 경험이다

 

존 듀이의 음악미학은 단순한 철학적 선언이 아니라, 우리 일상과 교육, 감정과 감상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성찰이다. 그는 음악을 ‘완성된 예술작품’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음악은 우리가 그것을 ‘경험’함으로써 비로소 살아나는 예술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음악을 접하고 듣는다. 하지만 진정한 예술적 경험은 그 음악에 진정으로 깊이 몰입하고 공명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듀이의 시선으로 음악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그 소리의 흐름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감정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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