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음악을 통해 감정을 나누는 교육의 본질을 탐구한다. 루시 그린의 공감 중심 음악교육이론을 바탕으로, 타인의 감정과 사회적 맥락을 음악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콘텐츠.
라라랜드에서 시작된 질문: 우리는 타인의 꿈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까?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2016)』의 마지막 장면, 세바스찬의 재즈 클럽에서 미아와 그가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은 단순한 재회나 이별이 아니다. 이는 두 사람이 서로의 꿈과 고통을 이해하고 수용했다는 정서적 공감의 절정이다. 그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은 대사보다 더 깊게 관객의 감정에 스며든다. 바로 그 ‘음악’이야말로 감정의 언어이고, 공감의 매개체다. 이러한 영화적 체험은 교육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음악은 단순한 기술적 훈련이나 예술적 감상을 넘어, 타인의 감정과 사회적 정체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감성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이 지점을 체계적으로 교육 이론화한 인물이 바로 영국의 음악교육학자 루시 그린(Lucy Green)이다.
루시 그린의 공감 중심 음악교육 이론이란?
루시 그린은 전통적인 음악교육이 지나치게 엘리트주의적이고 이론 중심이라는 점을 비판하며, 학생 중심적이며 실천적인 음악교육을 강조하였다. 그녀는 『뮤지컬 아이덴티티와 교육(Music, Informal Learning and the School: A New Classroom Pedagogy)』에서 다음과 같은 관점을 제시한다:
- 학생들이 음악을 ‘직접 만들고’, ‘공동체 안에서 공유하며’, ‘경험을 통해 배울 때’, 음악은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 음악은 감정 표현의 매개체일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의 이해와 수용을 촉진하는 수단이다.
- 공감은 음악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하며, 학습자는 음악을 통해 타인의 감정, 역사, 문화적 위치를 해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그린의 이론은 결국 윤리적 감수성과 감성지능(EQ)을 음악을 통해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라라랜드와 루시 그린 이론의 접점: 음악이 말하는 감정의 언어
『라라랜드』의 오프닝 장면에서는 고속도로 위에서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청년들이 노래하고 춤춘다. 이는 단순한 뮤지컬 퍼포먼스를 넘어 도시 속 청년들의 불안, 희망, 연결되고 싶은 욕망을 함축한다. 루시 그린의 관점에서 이 장면은 단순한 ‘쇼’가 아니라 사회문화적 감정교육의 살아있는 사례인 것이다. 또한 미아의 오디션 장면에서 그녀는 “The fools who dream”이라는 자작 노래를 부르며 자신과 같은 이상주의자들의 고통과 용기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이 장면은 음악이 ‘개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적 메시지’를 연결 짓는 순간이며, 공감적 음악교육의 정수를 보여준다. 교육적 활용으로서 이 장면을 분석하게 한다면, 학생들은 감정, 계층, 꿈, 좌절, 사회문화적 배경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를 음악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HPJZF3pBhk
왜 지금, 공감 중심 음악교육이 필요한가?
현대 사회는 점점 개인화되고 단절되어 간다. 감정을 공유하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은 갈수록 희박해진다. 이때 음악은 비언어적 공감의 언어로서 기능할 수 있으며, 루시 그린의 이론은 이 가능성을 구체적인 교육법으로 발전시킨다. 『라라랜드』는 우리에게 말한다. 음악은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그린은 말한다. 교육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다가가는 경험’이라고. 음악과 교육, 영화와 현실이 교차하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감성적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라라랜드에서 교실로, 공감의 선율을 이끌어내다
『라라랜드』는 아름다운 선율로 우리를 감동시키지만, 그 이상의 메시지를 품고 있다. 루시 그린의 공감 중심 음악교육 이론은 이러한 감정의 흐름을 교육적 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학생들이 더 나은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감정은 나약함이 아니라 이해의 시작이고, 음악은 그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언어이다. 이 언어를 학교에서, 교실에서, 우리의 일상에서 더 많이 말하고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의 고통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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