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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

5·18과 『임을 위한 행진곡』: 저항의 역사, 기억의 선율

by World-Wish1-Music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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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과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역사적 배경과 음악적 의미를 살펴봅니다. 금지곡에서 국민적 추모곡으로 변모한 이 곡은 지금도 저항과 기억의 상징으로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깊은 상처이자, 동시에 가장 강렬한 저항의 상징이다. 그리고 이 사건을 기억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음악이 있다.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이 곡은 단순한 추모곡이나 민중가요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집단 기억을 관통하는 음악적 증언이자, 시대를 넘어 여전히 울려 퍼지는 저항의 선율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3lFAIdG9Iqw

 

 

『임을 위한 행진곡』의 탄생 배경

이 곡은 1982년, 광주에서 활동하던 윤상원 열사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기념하는 창작극 「넋풀이 – 빛의 결혼식」에서 처음 불렸다. 윤상원은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끝까지 도청을 사수하다 최후를 맞은 인물이고, 박기순은 야학을 조직하며 소외된 이웃을 돌보던 열성적인 사회운동가였다. 이 두 사람의 삶과 죽음을 기리기 위해, 당시 극작가 황석영, 작곡가 김종률, 시인 백기완 등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이 노래는, 한 편의 집단 서사시와 같은 무게를 지닌다.

 

https://www.youtube.com/watch?v=H9QB310Hlss

 

 

노랫말의 의미와 음악적 특징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이 가사는 순수한 헌신, 희생, 혁명의 이상을 상징한다. 군가풍의 리듬과 집단적 합창에 적합한 구성은 대중성과 결집력을 동시에 지니며, 저항의 '국가(國歌)'로 불릴 만큼 강한 감정적 동원을 이끌어낸다. 이 곡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서, 당대 억압적 정권에 대한 음악적 저항이었으며, 이후 1980~90년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에서 빠지지 않는 상징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svW5VAt26M

 

 

 

왜 금지곡이 되었는가?

1980년대부터 이 노래는 정부에 의해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다. 이유는 명확했다. 곡의 가사와 음악이 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질 때면, 사람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군중은 하나로 뭉쳤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 곡을 “선동적인 노래”로 규정하고, 연주하거나 부르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금지되었기에 이 노래는 더 널리 퍼졌고, 더 깊이 각인되었다.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선율

1990년대 이후 민주화가 진전되며 이 노래는 공식적인 행사와 기념식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보수 정권 시기에는 5·18 기념식에서 이 곡을 제창(전체가 부름)하지 않고 합창단만 부르는 형태로 축소하면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이후에는 다시 제창으로 복원되었고, 이 곡은 다시금 국민적 애도와 통합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대중음악과 결합된 『임을 위한 행진곡』

현대에 와서는 이 노래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 윤도현 밴드(YB)의 록 버전은 젊은 세대에게 이 곡을 새롭게 소개했으며,
  • 국악, 오케스트라, 합창곡으로 편곡된 버전들은 클래식 공연이나 해외 행사에서도 연주되며 세계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이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지 한 시대의 음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현재와 연결되는 살아 있는 노래다.

 

https://www.youtube.com/watch?v=zt8CmHZw6Vw

 

 

https://www.youtube.com/watch?v=LTWyooVtKmQ

 

 

 

결론: 노래는 죽지 않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지 광주만을 위한 노래가 아니다. 이는 억압받는 모든 이들의 목소리이며, 자유와 정의를 향한 집단적 기억의 선율이다. 음악은 총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더 오래 기억되고, 더 널리 울려 퍼진다. 5·18과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노래하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gU4u261F7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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