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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해와 달의 상징으로 본 철학적 삶과 초월자 개념"

by World-Wish1-Music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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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이라는 곡을 종교적 해석이 아닌 철학적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해와 달의 상징, 인간 존재의 윤리적 방식, 초월자 개념을 통해 삶의 방향성을 성찰하는 인문학적 해설을 제공합니다.

 

해와 달 생성 이미지

 

 

 

우리는 살면서 종종 ‘빛’에 관한 상징을 마주한다. “빛이 있으라”는 신화적 선언에서부터, 계몽주의 시대의 ‘이성의 빛’, 혹은 어린 시절 밤하늘을 밝히던 달빛에 이르기까지. 빛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문명, 철학과 사상 속에서 끊임없이 의미화되어 왔다. 그런 빛의 상징을 품은 노래가 있다. 바로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이라는 찬양곡이다. 이 노래는 기독교 CCM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가사와 메시지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선 보편적인 인간의 윤리적 이상과 깊은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 곡을 종교적 신앙 고백이 아니라, 초월자 혹은 윤리적 이상을 향한 철학적 태도로 해석해 보고자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2Ah3-OJD5bI&list=RD2Ah3-OJD5bI&start_radio=1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by 호산나싱어즈

 

해와 달, 인간 존재의 두 가지 방식

‘해처럼, 달처럼’이라는 문구는 곡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이자 은유다.

 

해는 스스로 빛을 내며 주체적으로 세계를 밝히는 존재다. 고대 이집트에서 태양은 신의 형상이었고, 플라톤은 진리의 비유로 태양을 제시하였다. 현대에 와서도 해는 여전히 진리, 선함, 자율성을 상징한다. 인간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판단과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은 해의 방식과 닮아 있다.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윤리적으로 행동하며, 주변을 따뜻하게 비추는 존재. 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 곡이 제시하는 또 다른 방식은 ‘달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지만, 해의 빛을 반사하여 어둠 속에서도 세상을 비춘다. 이 모습은 겸손과 수용의 철학을 상징한다. 인간은 때로 자율적인 주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타자의 영향 아래 살아가며, 다른 존재의 빛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드러낸다. 우리는 모두 어릴 적 부모의 빛을 받아 자라나고, 친구와 스승, 사회로부터 배운다. 때로는 스스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르침이나 사랑, 혹은 시대의 가치 속에서 반사되어 존재의 의미를 얻는다.

 

이 두 가지 방식은 인간 존재의 양면성이다.

 

주체성과 반사성, 능동성과 수동성, 발광과 반영.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성찰적 인간이 살아가는 길이 아닐까.

 

 

초월자란 무엇인가: 종교를 넘어선 윤리적 방향성

이 노래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내 작은 가슴이 너무 작아, 주의 뜻 이루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주님 가신 그 길을, 나도 따라가리라”

 

이 문장을 ‘신’이나 ‘예수’라는 고유명사를 제거하고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철학적 사유로도 확장된다.

 

“나는 부족한 존재지만, 이상(ideal) 혹은 초월적 가치에 가까워지려 한다.”

이 말은 니체의 초인 개념이나 칸트의 정언명령, 레비나스의 타자윤리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는 모두 ‘어떤 기준’을 통해 삶의 방향을 정한다. 그것이 신이든, 인간의 도리이든, 도덕적 직관이든 간에, 자기 초월의 욕망은 인간의 근본적인 특성이다.

 

초월자란 종교의 신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더 나아가야 할 어떤 기준점”, 즉 윤리적 이상, 철학적 원형, 존재의 깊이일 수 있다. 이 노래는 바로 그 방향성을 은유적으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주님’은 어떤 특정 신이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향하고자 하는 고결한 가치로 해석될 수 있다.

 

 

겸손한 실천의 윤리: 달처럼 살아간다는 것

이 노래는 겉으로 보면 ‘자기희생’ 혹은 ‘겸손’을 강조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자기부정이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려는 철학적 태도다.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타자의 얼굴을 마주할 때 우리는 도덕적으로 각성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강한 내가 약한 자를 이끄는 구조가 아니라, 약한 자 앞에서 스스로 책임을 느끼는 윤리적 전환이다. 이 곡은 바로 그러한 겸손한 삶의 태도를 노래한다. ‘해처럼, 달처럼’은 자기중심적 삶에서 벗어나, 관계와 책임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인간 존재의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초월성을 향한 삶, 음악으로 담아내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은 단순히 종교적인 찬양곡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지를 묻는 철학적 노래다. 자신의 빛으로 타인을 밝히되, 스스로 빛나지 못할 때는 누군가의 빛을 받아 세상을 비추는 것. 그렇게 해처럼, 달처럼 살아가겠다는 다짐은, 인간이 가진 가장 고귀한 윤리적 결단이자 초월자 없이도 가능한 실존적 신념일 수 있다. 초월성이란 꼭 하늘 너머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지금 여기서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택하는 삶의 자세 그 자체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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